잠이 오지 않을 때, 교회로 가십시오.
다윗은 사울에게 쫓겨 엔게디 광야 굴속에 몸을 숨겼습니다. 그는 마치 독 안에 든 쥐처럼 몸을 맡긴 채 두려움에 떨고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의 정서로 생각하면, 우울하고 허무하며, 죽고 싶은 마음마저 들었을 것입니다. 왕으로 사무엘의 안수를 받았지만, 그로 인해 가족과도 헤어져야 했고 고향의 아름다움도 더는 볼 수 없었습니다. 사울의 시기와 질투가 왕궁을 떠나면 끝날 것이라 생각했으나, 그의 집요한 추격은 광야까지 이어졌습니다.
다윗의 현실은 참담했습니다. 시편 57편 1절에서 다윗은 “이 재앙이 지나기까지 피하리이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모든 상황을 재앙이라 표현합니다. 4절에서는 자신이 사자와 불사르는 자들 가운데 있으며, 그들의 이는 창과 화살 같고 혀는 날카로운 칼과 같다고 탄식합니다. 그는 완전히 영과 육이 무방비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 속에서 다윗은 갑작스레 반전의 감사와 찬송의 고백을 하나님께 드립니다. 시편 57편 9절에서 다윗은 “주여, 내가 만민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열방 중에서 주를 찬송하리이다”라고 노래합니다. 다윗이 어떻게 이런 감사의 고백을 할 수 있었을까요? 몇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지만, 눈에 띄는 부분중에 하나는, 8절에서 “내 영광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라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무슨 뜻입니까? 그가 문제를 수용했다는 뜻입니다. 하루를 더 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넘어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하루를 깨우겠다고 결심하는 것입니다. 고통스러운 하루를 받아들이며, 낙심과 한숨과 원망의 조건들을 던져버리고, 그 속에서 하나님과 오늘 함께 살아가기로 마음을 먹은 것입니다.
보통의 삶은, 새벽이 나를 깨웁니다. 시간이 되었고, 알람이 울기에, 이부자리를 걷고 삶을 시작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보통의 사람처럼, 혹은 고민과 근심이 많아 밤잠을 설친 사람처럼, 새벽이 자신을 깨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먼저 새벽을 깨우기로 작정했습니다. 그의 마음속에 플랜이 작동하고 있음을 말합니다.
보통 6시에 기상하는 사람이, 5시에 비행기를 탈 계획이 있으면 3시에는 잠에서 일어나 움직이게 됩니다. 나의 계획을 가지고, 시간을 조절하는 것입니다. 엔게디 동굴의 다윗, 보통 사람 같으면 퍼져 누워서, 사무엘도 원망하고 사울도 원망하고, 나중에는 이 모든 인생 일들의 주관자가 되시는 하나님을 원망했을 것입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었을 것입니다. 손가락하나 꼼짝하기 싫었을 것입니다. 사는 것보다 죽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 다윗은 광야의 고통을 새로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현실을 수용하면서, 살아갈 힘과 용기를 내고 있습니다. 새벽을 깨우겠다고 선언하는 것입니다. 환경에 의해 이끌려지는 인생이 아니라, 내가 계획을 가지고, 하나님의 선하신 계획을 믿으며, 삶을 경영하겠노라고 선언하며 나서는 것입니다. ‘새벽을 깨우리라’는 신앙입니다. 고난을 다른 관점으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그의 마음에서는 감사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는 광야의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께 감사하며, 모든 열방 중에서 하나님을 찬송하겠다고 선포했습니다. 다윗의 고백은 우리에게도 깊은 영적 교훈을 줍니다.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을 바라보며 마음을 확정하고 문제를 수용하고 받아들일 때, 한번 살아보겠노라고 작정할 때, 그래도 우리의 입술에서 감사와 찬양이 터져 나올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잠 못 드는 밤이 있을 것입니다. 새벽을 깨우는 축복의 시간, 기회의 시간입니다. 더 나아가 잠못드는 밤에 주의 교회를 향해 나아가 보시기를 바랍니다. 인생의 어둠을 물리치고, 찬란한 새벽 미명을 접하는 은혜가 있을 것입니다. 교회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입니다. 어머니 밥은 식당밥과 다릅니다. 어머니 집에 가면, 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의 향취가 있고 따스함과 평안함이 함께 있음을 봅니다. 교회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종교적 집회의 장소가 아닙니다. 시시한 장소 심리학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가 있는 곳에는, 우리가 그곳에 몸을 가져다 두기만 하여도, 치료와 회복과 소망이 싹트게 되어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습니까? 새벽을 깨우고, 어둠을 물리치며 무작정 교회를 향해 나아가 보시기를 바랍니다. 밤의 고요 속에서 걱정과 근심들이 머릿속을 떠다녔지만, 교회의 문을 열고 무릎을 꿇는 순간 이상하리만큼 평안함이 찾아올 것입니다. “왜 이렇게 조용할까?”라는 의문조차 들지 않을 것입니다. 주의 교회에서, 주님 발앞에 무릎꿇음은 신비한 안식의 통로가 됩니다. 심장을 조이는 문제들도, 그 안에서는 기억조차 나지 않을 것입니다. 그저 주님 앞에 앉아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잠이 오면, 장의자 냄새를 맡으며 잠을 청하셔도 좋습니다. 가장 자연스런 치유와 회복과 소망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혹자는 그렇게 묻습니다. “왜 굳이 교회까지 가세요?” 긴 설명이 필요없이, 한마디를 던져줍니다. “함 해봐요” 세상에 교회만큼 좋은 곳이 없습니다. 특히, 깊은 생각의 무게로 인해 마음조차 무거워 걷는 것조차 힘이 들 때, 교회 문을 열고 의자에 털석 앉아 엎드려 있노라면, 그 순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주님 주시는 평안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교회의 의미는 그런 것입니다. 단순히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님께 마음을 드리는 곳이고, 주님의 손길을 맛보아 경험할 수 있는 곳입니다. 새벽을 깨우고, 어둠의 밤을 깨우면서, 불면의 시간들을 주의 전에서 지나보십시오. 특별한 은혜의 찬송과 감사를 입술에 담아 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