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권(强勸)하여 채워야 합니다.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의 삶은 어느 날부터 이유 없이 불안해지고 어두워졌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마치 뭔가에 사로잡혀 있는 것처럼 보였고, 실제 그의 마음도 항상 무겁고 우울했습니다. 그의 삶을 흔들고 있는 특정되지 않는 존재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이를 악한 영, 혹은 마귀, 귀신이라는 존재로 설명합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귀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손아귀에 붙들린 것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김기동의 귀신론처럼, 천하 모든 것에 귀신이 씌여(?)있다는 논리는 아닙니다. 인간이 영적인 존재인데, 그 영혼이 영적인 세력에 의해 점유된 상태를 설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이 귀신이 그 사람을 떠나갑니다. 이사라도 가는 듯 그 사람의 곁을 떠나 방황하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를 떠돌며 한참 동안 지내던 귀신은 어느 순간 돌아갈 집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갈 곳이 없었던 귀신은 결국 다시 그 사람의 집으로 돌아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귀신이 다시 집으로 들어서자, 그 집은 예상과 다르게 깨끗하고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먼지도 없고, 창문도 빛이 들어오게 열려 있는 그 집은 정말 잘 정돈된 상태였습니다.
귀신은 흡족해하며 혼자만의 자리를 차지하기엔 아깝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더 악한 성격의 친구 귀신 일곱을 데려왔습니다. 그곳에 머물며, 예전보다 훨씬 더 강력한 악의 기운으로 그 집을 가득 채웠습니다. 결과적으로 그 사람의 상황은 이전보다 훨씬 더 나빠지고 말았습니다. 그의 인생은 이전의 어둠보다 더 깊은 고통과 불행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는 더 이상 자신의 삶을 다스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한 옛날 귀신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 내면이 비어 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영적 현상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내면의 영혼을 방치하고 지키지 않으면 사악한 것들이 들어와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특히 ‘영혼의 빈집’이라는 개념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빈집이란 무엇입니까? 그것은 주인이 없는 집입니다. 혹은 주인이 있더라도 자리를 비웠거나, 주인이 있지만 외부에서 들어온 악한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 상태를 말합니다. 이런 상태는 매우 위험합니다. 주인이 집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나쁜 존재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 정원에 잡초가 무성해지는 것처럼, 아무도 가꾸지 않은 공간은 쉽게 오염되고 맙니다. 집의 주인된 이가,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므로 문제가 발생한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영적으로 깨어 있으라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쉽게 빈집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으면 세상 욕심이나 탐욕, 그리고 사악한 것들이 들어오려 합니다. 마치 오래 비어 있던 건물이 낡고 무너지듯이, 우리의 내면도 방치하면 사악한 것이 들어와 자리 잡기 쉬워집니다.
‘빈집’이라는 개념을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우리의 마음과 아주 비슷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마음속에 하나님의 은혜가 가득 채워지지 않으면, 그 자리는 욕심이나 탐욕 같은 세상의 악한 것들로 채워지게 되어 있습니다. 흔히, ‘마음을 비웠다.’라고 하며, 빈집을 자랑하는 데, 큰일 날 이야기입니다. 마귀 귀신을 부르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빈집은 쉽게 도둑이나 나쁜 사람들의 타깃이 되는 것처럼, 마음이 비어 있다면 사악한 존재들이 들어오려고 준비하고 기다리는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뿐입니다. 그래서, 참된 하나님의 백성들은 오히려 충만한 상태, 하나님으로 가득 채워진 상태를 자랑하고 기뻐해야 합니다.
성경의 ‘집’은 우리의 마음뿐 아니라, 여호와 하나님의 집인 교회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영혼처럼, 교회도 빈집처럼 되지 않도록, 영적인 채움을 끊임없이 유지해야 합니다. 교회가 빈집이 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배드리러 오는 사람이 없으면 교회는 빈집이 됩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고 건물만 남아 있으면 그것도 빈집입니다. 심지어 사람들이 예배를 드리러 와도 그 예배가 진실하지 않고 형식에 그치면 하나님이 임재하시지 않기 때문에 그것 역시 빈집입니다. 구약 시대의 성전이 아무리 화려하게 지어졌더라도, 그 안에 참된 예배가 사라졌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 성전을 무너뜨리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참된 예배자가 없으면 그 장소를 그냥 두지 않으십니다. 오히려 돌 하나도 남기지 않고 무너뜨리십니다. 화려하게 세워진 솔로몬의 성전도 우상숭배와 타락으로 인해 무너진 것처럼, 예배가 사라진 성전은 더 이상 성전이 아니라 그저 건물일 뿐입니다. 하나님이 임재하지 않는 빈집, 빈집같은 교회는 결국 무너지고 맙니다.
특히, 피곤해서 교회 나오기 어렵다고 말합니다. 예전에 이민자들의 습관중의 하나가, 토요일 밤에 비디오 테이프를 쌓아두고 밤새 보는 경우들이 있었습니다. 한주간의 피로를 이런 일을 통해서 풀어보려는 생각입니다. 결국, 주일날이 되어도 일어나지를 못합니다. 그래서 물어보면, 피곤해서 못 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는 피곤해서 교회를 못 온 것이 아니라, 거룩하지 못해서 못 온 것입니다. 거룩하지 못한 습관으로 인해, 자기 영혼의 빈자리를 만들 뿐 아니라, 교회의 빈자리를 만들어 버렸고, 예수님이 싫어하는 빈집 만드는 일에 동참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강조하셨습니다. 교회가 빈집처럼 되지 않도록 사람들을 데려다가 하나님의 집을 채우라고 하셨습니다. 사람들에게 강권하라고 말씀합니다. 교회를 빈집으로 만드는 것은 결국 교회를 무너뜨리는 행위와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우리 모두는 깨달아야 합니다. 우리의 마음이 빈집처럼 되지 않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교회도 빈집이 되지 않도록 하나님의 성전에 예배자가 줄어들지 않도록 전도와 선교에 힘써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