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뜨거운 성도로 살아갑니다.
예수님 만나면 ‘복’받습니다. 너무 분명하고 확실한 증언입니다. 기복신앙이 아닙니다. 다양한 훈련의 모습 속에 세상의 쓴 뿌리를 드러내는 고통은 있겠지만, 결국은 하나님이 주시는 축복으로 귀결되는 것이 기독교 신앙입니다. 왜 목회를 하는가? 누군가 물어본다면 이기적인 답 같지만 저는 저 자신을 위해 목회한다고 말합니다. 먹고 살아가기 위해 세상 직업(job)처럼 생각한다는 뜻이 아니라, 장차 천국에서 받을 살아계신 주님이 주시는 그 상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대단한 설교문을 작성할 때가 아니라, 홀로 교회의 잡일(?)들을 처리할 때, 제일 많이 마음에 가지는 소망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천국의 상급외에는 달리 기대할 것이 없는, 헌신의 그 순간에 가장 속 깊은 은혜와 마음이 뜨거워짐을 느끼게 됩니다.
주의 일을 감당하는 중에, 아주 가끔 담임목사에게는 하나님께서 조금 특별한 것을 볼 수 있는 눈을 하나 더 주셨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담임목사가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무엇인가를 주셨다는 사실입니다. 부교역자로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비늘 같은 것이 있습니다. 특히, 교회의 잡일들이 왜 그렇게 눈에 잘 띄는지 모르겠습니다. 예를 들어 담임목사의 눈에 띄는 작은 쓰레기 같은 것이 다른 사역자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마다 탓을 하거나 야단을 치면 어느 누가 붙어 있을 수 있겠나 싶어, 잔소리꾼이 되기 싫은 마음에, 혼자 일을 감당하게 됩니다. 애써 찬양도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일해 보지만 조금은 속상한 마음이 듭니다. 그런데 그런 시간을 더욱 특별한 은혜를 주시는 것을 봅니다.
담임 목사의 위치는 늘 사람들이 잘 보는 곳에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들을 사람들과 함께 그 앞에서 설교하고 사역을 감당합니다. 그런데, 전혀 성도들이 봐 주지 않는, 오직 주님과 나만이 아는 시간에 일을 감당할 때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속상하기도 하지만, 곧 주님과 나만의 오롯한 시간이 되어지는 것을 느낍니다. 이 일은 오직 주님과 나만이 아시는 일인데, 이것이 죄 짓는 일이 아니라 주님이 칭찬하실 일이라고 할 때, 얼마나 기분이 좋아지는지 모릅니다. 설교를 마치고 ‘은혜 받았습니다.’라고 하는 성도의 인사말보다 더한 감동이 있습니다.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이 알아준다는 건, 그 자체가 이미 상을 받아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몰라주는 일, 주님만이 아시는 일, 게다가 허드레 잡일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100% 살아계신 하나님의 상을 받고 누릴 일들이기 때문입니다.
사무엘이 왕으로 기름부음을 하기 위해, 이새의 집을 방문했을 때, 다윗은 홀로 들판에서 양을 치고 있었습니다. 그때 다윗의 마음이 어땠을까? 아마 홀로 허드레 잡일을 하고 있던 저의 마음과 비슷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마음이 아주 뜨거웠을 것 같습니다. 오직 주님앞에 100% 디파짙되는 상금이라고 할 때 흥분도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 마음으로 찬양도 뜨겁게 드리면서 일을 감당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때의 다윗의 그 얼굴을 표현하는 말이, 남자에게 쉽게 쓸 수 없는 ‘아름답다’는 말을 쓴 것 아니겠는가? 그렇게 생각됩니다.
홀로 교회의 일을 처리하느라 땀흘릴 때, 마음이 너무 좋습니다. 오롯이 주님과 저와의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를 시작할 때 들으셨던 그 엄청난 말씀을 듣는 것 같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들아,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더불어 한마디 더 하십니다. “내가 너를 기억하노라, 네게 복과 칭찬과 인정과 상급을 줄 것이다. 종아 너는 나를 위해 나만 바라보고 계속 충성하여라. 내가 너를 책임져 줄 것이다” 매번 듣는 것은 아닐 지라도, 이미 들었던 그 음성을 기억할 때 주의 일에 마음이 뜨거워집니다. 주님앞에 신앙의 교통이 잘 이루어지는 순간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오직 하나님앞에서 그 심령이 뜨거워야 합니다. 주님께서 내게 오시면, 주님을 만나면 우리의 심령은 뜨거워집니다. 구속함을 받은 모든 성도, 성령 충만함을 받은 하나님 자녀의 영혼은 당연히 뜨겁습니다. 그래야 주님을 사랑하고, 주님을 보는 눈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살아 있는 사람의 가슴은 쾅쾅쾅 뜁니다. 그러나 죽은 사람은 가슴이 뛰지 않습니다. 저는 병원에서 여러 사람의 임종을 보았고, 금방 숨이 떨어진 시체도 만져 보았습니다. 놀라운 것은, 한 시간 정도 지나면 시신이 싸늘해집니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생명이 끊어진 피부는 차가워서 약간 섬뜩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신앙생활의 연수가 더해감에도, 그렇게 많은 예배를 드리면서도 받은 은혜가 식어가는 분들을 보았습니다. 힘이 넘치는 복된 인생을 살수가 없습니다. 인생을 차갑게 살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람이 사람답게, 힘 있게, 행복하게, 넘치는 축복 가운데 살아가려면 하나님의 영이 내 안에 거하여 하나님의 생명이 심장처럼 뛰어야 합니다. 주님을 향한 뜨거운 가슴으로 살아야합니다. 그렇게 내 영혼이 뜨거워지면, 삶의 모든 것이 뜨거워지고, 내 영혼이 차가워지면 삶의 모든 것이 차가워지고, 냉랭해지는 것입니다.
이민 사회여서인지 점점 더 신앙과 삶의 영역들이 까칠해지고 냉랭해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낍니다. 오고가는 말들 사이에 따스함이 결여되어지고, 좋은 언어보다는 판단의 언어가 더욱 늘어갑니다. 속 깊이 사랑하는 마음들이 사라지는 것을 봅니다, 전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문제를 녹일 만큼 따뜻하지 못하고 냉랭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냉랭한 바람을 잠재울 수 있는 길은 무엇입니까?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주님의 이름으로 충성하고, 주님께 받을 상에만 집중하는 것입니다. 그때 뜨거워질 것입니다. 성도의 머리는 차가워야 하지만, 가슴은 항상 뜨거워야 합니다. 그러나 잘못된 성도는 머리는 뜨거운데, 가슴은 늘 차갑습니다.
헨델은 56세에 병들어서 그에게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영광들이 떠나간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눈 오는 날 밤에, 교회에 나아와서 하나님 앞에 눈물 흘리며 회개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가슴이 성령으로 뜨거워졌을 때 하나님께서 걸작품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때 만든 작품이 유명한 헨델의 '메시아'입니다. 베토벤도 실의에 빠졌을 때 주님을 영접하여 은혜 받고 '심포니 9'을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베토벤의 '심포니 9'과 헨델의 '메시아'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예수님을 만나 뜨거운 가슴에서 나온 작품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의 인생도 예수님을 제대로 만나면 훌륭한 작품으로 변하게 될 것입니다. 가슴이 뜨거워지면 인생이 변합니다. 삶의 자세가 바뀌게 됩니다. 안목이 열리고 마음이 뜨거워질 때, 주님이 쓰시는 좋은 재목이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