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이 좋다는 것은

신앙이 좋다는 것은

신앙이 좋다는 것은, 내가 섬기는 교회가 분명하고, 그의 예배생활이 온전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오늘날 아주 단순한 교회와 예배의 관점, 예를 들면 믿는 자 두 세 사람이 예배의 이름으로 모이면 그곳이 바로 교회라는 사상입니다. 일면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뿌리와 줄기 가지가 선하면 그 열매가 또한 선한열매이어야 할 텐데, 지금은 이러한 관점들이 ‘교회 예배당 무용론’과 같은 선하지 못한 열매로 드러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더 나아가, 교회라는 이름으로 모여서 듣게 되는 설교 말씀도, 굳이 사람 목사가 앞에 없어도 인터넷으로 누군가를 선택해서 시청을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느냐는 거침없는 이야기를 합니다. 한마디로, 교회를 가지 않아도, 마음 맞는 몇 사람이 적당한 장소에 둘러앉아 인터넷 설교를 켜서 시청을 하면, 굳이 교회갈 필요도 없이 예배를 한번 해 치울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결국, 교회나 목회자에 대해서도 조직이라는 이름으로 거부한 채, 소견에 옳은 대로 예배하는 새로운 사사시대가 열려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이러한 사상들이 홍수물처럼 번져가는 것을 봅니다. 선한 것을 한계단 쌓기는 너무나 힘이 드는 데, 악하고 주님 좋아하지 않을 일들은 이처럼 우후죽순격으로 쉽게 쉽게 번성함을 봅니다. 사람의 근본이 악한 죄인임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합니다. 저들이 놓치는 것이 무엇입니까? 예배는 좋고 나쁨을 떠나 구별된 장소에서 구별된 시간에 구별되게 드려야 하는 것인데, 과연 임의의 장소가 그렇게 구별된 곳인가?하는 의문입니다. 게다가 자신의 편리를 따른 임의의 장소에서 인터넷 설교 시청을 예배드림이라고 말한다면, 과연 유일한 예배를 받으실 하나님은 과연 그 예배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것입니다. 과연 교회의 머리되신 주님이 받으실 만한 예배가 될 수 있을까요? 하나님의 말씀을 나의 기호에 따른 선택을 쫓아 듣는 다면, 그 들려지는 말씀이 과연 나의 영혼을 충분히 변화시키고 나의 삶을 교훈하고 책망할 수 있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질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결코 긍정적일 수 없습니다.

오늘날 장소로서의 교회관이 희미해지면서, 동시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말세의 현상이 바로 이것입니다. 말씀을 듣는 통로가 분명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담임목사님이 한 분이 계신 게 아니라, 네 다섯분은 모시고 살아가는 것 같습니다. 보통 전화기에 깔린 어플을 보면, 유명한 목사님들 교회 앱이 등장합니다. 분당 어느 교회, 친정 교회, 또 아는 친구 목사님의 교회, 여차하면 상담하는 목사님의 교회 등등 종류별로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섬기고 있는 교회의 담임 목사님 설교 앱을 띄워 놓습니다. 저들에게 담임목사님이 누구냐고 물으면, 자신의 영혼을 이끄는 목자같은 존재가 아니라, 그저 여러 목회자들 중에서 one of them에 불과한 그런 존재입니다.

참으로 아득한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렇게 신앙생활을 한다면, 내가 마음대로 취사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그런 말씀, 임의로 선택한 어느 목사님의 입에서 증거되는 그 설교가 과연 내게 주시는 특별한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려질 수 있을까? 거의 불가능할 것입니다. 순종하고 복종하면서 삶의 아름다운 변화를 꿈꾸는 말씀이 되기에는 너무 부족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이러한 행태의 신앙생활로는 결코 온전한 예배자의 복을 받을 수 없을 것입니다.

실제 삶속에서 드러나는 신앙의 열매들도 그렇게 아름답지 못함을 봅니다. 저희 동네에도 사이버 분당OO교회 교인들이 많습니다. 주일 예배에 오기 전에 한탕 뛰고 온다고 표현합니다. 한국과 시차가 있으니, 먼저 예배를 보고 난 다음에 와서 그날 받은 은혜를 간증하고 나누기도 합니다. 그러고는 옆에 사람에게 전도도 합니다. ‘오늘 설교는 당신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다 꼭 들어보라’고 권합니다. 마치 시장의 좋은 물건을 소개하는 이웃집 아주머니 같습니다. 그럴 시간이 있으면 아침 일찍 교회 와서 주일학교 아이들 신발장이라도 정리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말해보지만, 이미 그 영혼은 한참 교회중심의 신앙에서 멀어져 있습니다. 결국, 그렇게 나름의 은혜(?)를 받고 나니, 실제로 자신이 섬기는 교회의 담임 목사의 설교는 더 이상 그 잠든 영혼을 깨우지 못하는 메아리가 될 뿐입니다.

내가 섬기는 교회가 분명하지 않고 내가 누구에게 말씀을 듣는 지가 분명하지 않으면 신앙이 자랄 수 없습니다. 동냥젖을 먹고 자라서 그것이 어떻게 진짜 영양분이 되어 영육을 자라게 할 수 있겠습니까? 어릴 때 우리는 목사님을 뭐라고 불렀습니까? 육신의 아버지가 먹을 양식을 위해 돈을 벌어 먹여준다면, 영의 양식을 나누어 주는 목사님을 영적인 아버지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멀리 출타하게 되면 꼭 목사님께 이야기를 하고 기도를 받고, 돌아오면 다녀왔다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어떻습니까? 어느 날 한참 보이지 않아서 알아보면 어디 여행 갔다는 말을 전달되어 듣게 됩니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럴 때 마다 저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세상에 그냥 육신의 아버지라고 해도 철든 자식이라면 멀리 갔다 오면, 주일을 빠지면 이야기 할 텐데, 이야기도 하지 않고 가는 저 분에게 말씀을 전하는 나는 무엇인가? 이것을 생각해 봅니다. 나는 영적인 아버지인가? 아니면 이웃집 아저씨인가?

아버지와 아저씨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간섭하고 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자기의 생명도 내어놓지만, 이웃집 아저씨는 내가 원할 때, 필요에 의해 도움을 주시는 분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때문에, 하나님의 자녀된 성도가, 내게 하나님의 음성, 하늘의 양식을 주시는 목사님과 주의 종을 영적 아버지로 생각하고 사랑하고 섬길 수 있다면 그는 정말 복 받은 성도일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내가 섬기는 교회가 분명하고, 말씀을 주시는 목회자가 분명한 성도에게는, 참 예배자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들이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