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거룩한 곳이며, 예배를 통해 이를 맛보게 됩니다. 이 땅에 어디가 거룩한 장소입니까? 예루살렘 성지입니까? 땅에 운명을 맡기는 종교적 길지(吉地)이겠습니까? 오직 하나님이 계신 곳만이 거룩한 곳입니다. 말씀과 성령으로 그의 임재를 경험하는 곳입니다. 하늘 아버지의 옷자락이 보좌로부터 흘러내려 있는 곳, 성령의 기름 부으심과 말씀의 양식이 공급되는 어머니의 품, 하늘 아버지가 그 자녀를 기다려주시는 천국의 분점이 바로 교회입니다. 이러한 모든 설명들이 교회의 거룩함을 표상합니다. 거룩함이 교회의 본질입니다. 거룩은 인생이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룩하지 못한 죄인이 죄성의 DNA를 예수보혈로 씻으며, 하나님을 예배하며 그의 거룩하신 임재 앞에 부복함으로, 마침내 맛보고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 하나님의 거룩을 풍성히 맛보게 됩니까? 사막광야같은 이민 땅에서도 하나님을 먼저 구하는 사람들, 삶의 모든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맞추어 사는 사람들,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하나님 앞에서 지킬 것은 지키는 사람들, 정한 시간, 정한 장소인 주의 몸된 교회로 나아와 마음과 정성을 다해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들, 거룩하신 하늘의 하나님을 충만하게 맛볼 것입니다. 그래서 인생은 영적인 존재이지만, 귀신이 아닌 이상 몸을 움직여 하나님의 임재의 장소, 눈에 보이는 교회로 나아가야 하는 것입니다.
4차 혁명시대가 되어 인간의 문명은 극도의 발전을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발전이 죄 많은 인생이 죄를 씻고 하나님의 거룩에 참예할 기회를 앗아간다면, 그것은 발전과 유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가 되는 것입니다. 밴딩머신에서 음료수를 뽑아 먹듯이, 가상의 교회 공간속에 인공지능이 적절한 인생 잠언을 공급하는 AI 목사가 등장했다고 야단입니다. 그러나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습니다. 그저 영적방해거리인 기계뭉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기계뭉치가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말씀을 낱낱이 분해하고 분석하여 제공한다 하여도, 결코 그것이 우리를 거룩하게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계가 전하는 말이 예배자의 양식이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참된 성도는 주님 오시는 그날까지, 몸을 움직여 주님의 교회를 향해 나아가는 이들입니다. 한결같은 모습으로, 세월이 아무리 변해도 새벽을 깨우며, 그 입을 크게 열어 찬송하고, 그분의 말씀 앞에 겸손히 부복함으로, 우리는 하나님이 받으시는 참된 예배자가 됩니다. 그의 거룩하심을 경험하고, 그의 영광을 정오의 빛과 같이 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은 인생을 지으시고 예배를 통해 최고의 복을 주시기 원하십니다. 예배는 인생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축복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편리함을 추구하는 이기적인 마음으로 그 축복의 통로를 스스로 폐쇄하는 어리석은 일들을 감행합니다. 이러한 기계 문명의 도움으로 인해, 그저 마음을 뭉클하게 하는 감동만 받을 수만 있다면, 장소는 상관없는 곳이 되었습니다. 휴대 전화기를 클릭하기만 해도 쏟아지는 설교 홍수 속에 스스로를 예배자로 착각하며 살아갑니다. 영혼을 좀 먹는 대단한 착각입니다. 그 결과 많이 들었고, 아는 것도 많은 데 삶의 온전한 헌신과 변화가 없습니다. 신앙은 변화이며, 변화의 결론은 헌신의 열매라고 할 수 있지만 찾을 수가 없습니다.
교회로 다시 돌아가서, 교회에서 다시 신앙의 삶을 새롭게 하는 거룩의 능력을 덧입어야 합니다. 예전 우리 믿음의 선배님들은 주의 전에서 들려지는 말씀 한절 한절을 놓치지 않으려고 몸부림을 쳤고, 강단에서는 비록 어린아이가 말씀을 전한다 하여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받는 감격이 있었습니다. 그 결과 설교의 말씀이 그저 단순한 해석과 견해(Just his opinion)가 아니라, 나를 향한 생생하게 살아있는 하나님의 음성으로 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말씀을 받았던 이들은, 성령의 임재 가운데 하나님의 거룩을 주의 성전에서 맛볼 수 있었고, 주의 거룩하심 앞에 죄많은 인생의 본질을 훤히 들여다보며, 말씀으로 인해 통회하고 자복하며 하나님의 은혜에 삶을 드리는 헌신도 넉넉하게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시대, 마지막 시대에 세상은 너무나 진리의 다양성을 말합니다. 세상이 변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자기 소견을 따라 신앙을 정의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급변하고 요동치는 시대가 되었다 하여도, 참된 성도는 결코 정한 시간, 정한 장소인 거룩한 주의 몸된 교회로 자신의 몸을 가지고 나아와 드리는 그 예배를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회복할 길이 무엇이겠습니까? 다시 교회 앞으로, 다시 그 영광스런 예배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교회중심으로 가정과 삶의 일들을 재편하는 것입니다. 교회를 붙드는 것이 신앙입니다. 눈에 보이는 교회를 섬기는 것이 신앙입니다. 눈에 보이는 교회를 섬기라는 것이, 율법적이요, 교회주의자 같은 얘기라고 비판한다면, 성경에 너무 무지한 것입니다. 칼빈의 표현처럼, 교회는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입니다. 그저 찾아가서 안기기만 하여도 평안과 자람과 성숙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교회를 어머니로 섬기는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하늘 문이 항상 열려있음을 믿으시기 바랍니다.
인생이 복되고 아름다울 수 있는 특별한 길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오직 길과 진리와 생명 되신 그리스도, 그리스도 예수의 몸된 교회에 인생을 통채로 맡기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마지막 시대, 구원의 도피성은 교회뿐입니다. 교회에서 드려지는 예배가운 데 하늘문을 향한 거룩한 길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와 예배를 붙드는 것이 신앙입니다. 거룩한 자로, 거룩하신 하나님을 만나는 최고의 영광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