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교회 창립20주년을 축복하며 (알칸사 제자들 교회 / 전남수 목사)
낮과 밤을 달리하는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서, 스무해 전 1996년 6월 1일 교회개척예배의 때를 생각하며 망극하신 하나님의 섭리적 은혜 (Providential Grace)앞에 감사와 영광을 돌릴 따름입니다. 전도사 3년을 성일교회에서 훈련받으면서, 목회초년병으로서의 부족함으로 인한 어려움도 있었지만 늘 생기넘치는 공동체로서의 아름답고 복된 추억들과, 그리운 이름들이 지금도 선명하게 뇌리를 스쳐 지나갑니다.
목사님과의 인연
목사님과의 만남은 특별한 인연이었습니다. 당시의 시대상황 탓이었지만 교회에서 요주의 인물이 된 이후, 섬기던 교회에서 방출(?)되다시피 찾아간 곳이 목사님이 계시던 성산교회 대학부였습니다. 그렇게 혈기왕성하던 저를 데리고 수요예배 후, 따로 교회론 성경공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이때가 첫 사제지간의 정을 맺은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후로, 목사님은 늘 선생님으로서 저의 갈길을 인도해 주셨습니다. 신학교 진학후에 저의 첫 부임지가 예천 풍양의 목사님의 첫번 부임지였었고, 고신을 떠나 잠시 합신에서 공부하던중 군에 있던 저를 다시 고신으로 불러주신 분도, 제대후 신학교 입학과 결혼후에 목사님의 목회지로 사역을 준비하게 하신 분도, 성일교회 개척때 저희 부부를 불러 주신 분도 목사님이셨습니다. 아마 목사님과의 인연이 성일교회와의 인연의 원형이었던 것 같습니다.
성일교회 개척
당시 결혼을 하고 사역지를 찾기위해 기다리던 중, 어느날 개척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 기존 성도는 동참하지 못하게 하고, 목사님 가정과 저희부부 여섯명이 교회다운 교회를 세우고 싶으신데, 기도해 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사실 깊이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조금의 의심이나 회의라도 있을 때에 기도하는 것이지, 교회를 세우는 주의 종이 되겠다고 신학교를 입학하였는데, 그 일로 부르시는데 주저할 이유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개척 첫날이 지나고 주말사역들이 시작이 되었습니다. SFC와 교회섬김의 일 외에, 사역경험이 전무했었기에 대부분이 창조적인(?) 업무였습니다. 빈 도화지에 그림그리는 것과 같이 간섭하실 부장님도 선생님도 전무하게, 저는 주일학교 오전과 오후예배, 중고등부 예배, 차량운행, 아파트 전도등의 사역으로 집사람은 예배반주와 교사로 섬겼는데, 지나보면 좌충우돌하는 일이 많았지만 생각하면 아름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아둘람굴과 같았던 상가빌딩
개척이 상가 빌딩에서 시작되어지고,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개척교회는 하나님께서 축복하시기전에 교회다움을 테스트하는 방법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보내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오전예배후에는 늘 교회당 뒤편에 상을 펴놓고 둘러 앉아 식사를 했는데 엄청난 꿀맛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모인 사람들의 면면이 아주 특이했습니다. 파키스탄에서 온 노동자들과 예배시간 내내 졸고 있는 아내를 둔 아주 잘 생긴 남자 형제와 그 형제의 친구로서 항상 장가가고 싶어 투덜투덜하던 성수형제와 그때는 아이들마저도 유별나게 장난이 심했던 기억들, 술냄새 풍기며 교회 찾아오던 이들 등등. 마치 다윗의 아둘람굴 사람들의 형편처럼 찾아오시는 분들의 형편은 위장하신 주님의 모습인 듯, 멀쩡함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들로 채워졌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윗 목사님과 사모님의 헌신적인 섬김으로 웃음꽃이 떠나질 않는 복된 시간들로 기억됩니다. 참 재미있었습니다.
교회 이전후
교회부지가 매입되고 건축이 되면서, 아둘람굴 시대를 지나 본격적인 헤브론 시대를 열었고, 후에 교회를 건축하면서 예루살렘 시대와 같은 부흥의 복이 성일교회에 주어진 것 같습니다. 상가빌딩시대를 지나, 단일빌딩으로 건축되면서, 꾸준한 전도가운데 교회를 찾아오는 성도들의 수가 증가했었고, 교육기관에도 좋은 선생님들이 포진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어른들과 아이들의 이름이 마치 윤동주의 별헤는 밤에 등장했던 이국소녀들의 이름처럼 그렇게 스치듯 지나갑니다. 옆집 할아버지 부부와 앞집의 인상파 아주머니 첫 일꾼들이 되셨던 김수환 집사님 부부 서정구장로님 부부 심경보 장로님 부부 등등, 그리고 매주 본인들의 모교회 예배후에 저녁예배를 거의 매주 오셔서 찬양으로 도우셨던 의리의 성산교회 팀들, 그리고 이제는 장성한 청년이 되었을 의동이 준태 영민이, 성령, 충만, 유미, 태훈 등등이 생각납니다. 그럼에도 기억되는 것은 어릴 때부터 목회자의 자녀로서 개인공간도 없이 교회교사와 일꾼으로 헌신했던 상의와 한나는 지금도 고마운 마음입니다.
하나님의 예비하심
성일교회 사역을 마칠 즈음, 개척교회를 경험하였으니 기존교회로의 인도를 기도하였는데 모교가 있는 산성교회로 임지를 옮기게 되었습니다. 규모있는 교회였지만, 기도하던 대로 강도사의 신분으로 전임부목사의 역할을 감당하는 자리였습니다. 부족하였지만, 맨땅에 헤딩하던(?)것을 생각하면서 사역하였고 강도사를 마칠 무렵 유학을 나오게 되었습니다. 유학기간중에, 선교지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민사회에 교회를 개척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몰라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보여주신 것이 교인 한명없이 시작된 성일교회 개척의 모습이었습니다. 하나님의 준비와 섭리를 비로소 깨닫게 되어 감사드렸습니다. 지금도 저희 교회는 목사님께 배운대로 월요일에도 새벽기도, 철야를 마치고 토요일에도 새벽기도를 합니다. 그 외에도 아주 많은 부분에 있어서 목회의 원리들을 배운대로 적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일교회를 축복하며
목양일념으로 섬기시는 목사님과 사모님을 생각할 때, 마음에 큰 감사가 있습니다. 더불어 성일교회를 생각할 때, 참으로 이 시대에 하나님이 축복하시는 복된 교회로서의 아름다운 부흥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기도하게 됩니다. 스무해 성상을 주님께서 아름답고 복되게, 다윗 목사님을 통해 아둘람 굴에서 헤브론으로 이제는 예루살렘으로 와서 그 영광을 보게 하신 줄로 믿습니다. 모쪼록 다윗이 하나님의 언약궤를 예루살렘으로 옮기며 기뼈 찬양하며 이스라엘의 영적회복을 이루었듯이, 성일교회가 목사님을 중심으로 서재뿐 아니라 한국과 온 세계에 예배가 회복되는 교회, 영혼구원의 방주가 되는 교회, 영적성숙과 성장으로 성령이 역사하는 교회로 하나님이 친히 들어 쓰셔서 세계열방가운데 우뚝 세움받기를 축복하며 글을 맺습니다. 축복합니다. 사랑합니다. 할렐루야!
